작년에 갔던 '기차로 일본종단' 여행이 거의 1년이 되어가고 있기도 했고 내년 2월로 계획을 열심히 하는 중인 '버스로 일본종단'의 세부계획을 짜다보니 그래도 1년이 되기 전에 여행기를 써보고 싶어서 '1년 묵힌 일본종단 여행기'를 늦게나마 적어보려고 해요!
2일차이자 종단 1일차, 마쿠라자키역에서 출발해 미하라까지 왔고 이제 미하라에서 짧은 구경으로 2곳을 구경할 예정이에요 ㅎㅎ
- 미하라역에 붙어있는 성터, 미하라 성터
- 토끼섬이라 불리는 오쿠노시마
📍 2일차(종단 1일차), 오늘의 이동경로!
마쿠라자키역 🚃 가고시마추오역 🚅 히로시마역 🚅 미하라역 👣 미하라성터 👣 미하라역 🚃 타다노우미역 👣 타다노우미항 🚢 오쿠노시마(토끼섬) 🚢 타다노우미항 👣 타다노우미역 🚃 미하라역 🚅 신구라시키역 🚃 구라시키역 🚃 (도쿄행 침대열차:선라이즈 이즈모)
역과 붙어있는 성터, 미하라 성터
미하라역에 보면 바닥에 성터로 가는 길을 안내하고 있어요.
(거리를 보면 55m...! 성터가 역이랑 붙어있다보니 이런 숫자가 나오네요 ㅎㅎ)
역이랑 붙어있긴 해도, 성터 위에 올라가는건 24시간 가능한 일은 아니에요.
오전 6시 30분부터 오후 10시까지!
계단으로 한 층을 올라오면, 이렇게 성터로 올라가는 문이 있어요.
다시 계단으로 약 한 층 정도 높이를 올라가면...!
공원이 있어요! (...?)
뭐 당연하다면 당연하겠지만, 성에서 성이 빠지면 그 아래 기반이 되는 터 뿐이죠... ㅎㅎ
그래도 이렇게 끝자락에서 바깥쪽을 보면...
역 바로 앞에 붙어있는 성터라는게 느껴져요 ㅎㅎ
해자도 있고, 천수각의 받침이 되는 이 곳도 그대로 있으니까요.
성 자체는 원래부터 그리 크진 않았는지 성터 공간도 작은 공원 정도 느낌이에요.
그래도 이렇게 도심 한가운데, 역 바로 옆에 붙어있다니 이 자체만으로도 신기한 모습이에요.
막간의 지식으로 찾아본 내용을 적어보자면,
원래 1567년에 축성된 미하라성이 있었는데, 당시에는 바다에 직접 닿아있는 성이었다고 해요.
현재는 주변에는 바다는 바로 보이진 않고, 약 300m 정도 떨어진 위치에 바다가 있는데 매립을 한 결과라고 하네요.
성은 1894년에 미하라역을 개통하면서 철거하였다고 하는 이야기...
이렇게 몇 개 없긴 해도 벤치도 있어서 잠시 앉아서 쉴 수도 있어요.
아까 봤던 곳의 반대편을 보는데...
굉음이 들려서 봤더니 신칸센이 막 지나가고 있네요 ㅎㅎ
아까 햇빛 아래 벤치는 조금 뜨거운 느낌이라 그늘이 조금이라도 있는 여기에 앉아볼게요 ㅎㅎ
(참고로 현재 기온 31도 정도...)
벤치에 앉아서 정면을 보니 파란 하늘이 참 마음에 들어요.
그대로 고개를 위로 들어 하늘을 보니 더위만 아니었다면 조금 더 있고 싶은 느낌... ㅎㅎ
더위도 더위고, 오늘 아직 남은 일정을 위해서 일어났어요.
다시 역으로 돌아가볼게요.
참고로 성터 위에서 역 말고는 갈 수 있는 길이 없어요.
올라왔던 그대로 계단을 내려가서...
바깥쪽에서 보는 미하라 성터
바깥쪽에서 성터를 볼 생각으로 오른쪽 길로 빠져서 걸어가봤어요.
이렇게 위에는 신칸센이 지나는 고가가 있고, 그 옆으로 빠져나오는 형태에요.
아래에서 보는 성터는 또 다른 느낌이에요.
이렇게 보면 저 위에 있었을 성의 모양이 흐릿하게나마 상상이 되는 느낌이라 재미있어요.
성터와 해자, 역까지 모두 담아보면 이런 느낌!
해자 바깥쪽으로 쭉 한 바퀴를 돌아서 다시 역으로 향해봐요.
해자에는 잉어들도 살고 있네요.
'미하라 성터로 가는 길'
= 역으로 들어가는 길!
역으로 들어가야 성터로 올라갈 수 있으니까요 ㅎㅎ
오쿠노시마를 향해, 기차를 타고
이제 열차를 타러 미하라역으로 돌아왔어요.
히로행 열차를 타야하는데 거의 40분~1시간 간격으로 있네요.
이번에 탈 구레선은 1번 승강장에서 타야하네요.
역명판이 특색이 있는 디자인이라 찍어봤어요.
(특이하지 않아도 열차여행 특성상 찍어야겠지만요 ㅎㅎ)
이번에 탈 열차는 3량짜리 열차네요.
그래도 주고쿠에선 대도시권 중 하나인 히로시마 광역권이라 그런지 오래된 열차가 아닌 신형 느낌의 열차네요 ㅎㅎ
(아직도 잊지 못하는 선풍기 달린 열차... ㅎㅎ)
내부도 깔끔하니 진짜로 뽑은지 얼마 안 된 열차인 것 같아요.
미하라역을 출발해서...
거리를 지나,
강(?)도 지나면...
바다에요! ㅎㅎ
여기서도 보이는 야자나무...?!
오늘 하루는 바다 옆을 달리는 열차를 꽤 타는 느낌이네요 ㅎㅎ
어느새 목적지에 가까이 왔네요.
타다노우미역!
토끼 모양이 그려져 있는 것에서 알 수 있겠지만, 역 근처의 항구에서 배로 10분? 15분 정도만 가면 토끼섬으로 불리는 섬이 있어요.
역은 흔한 시골역 느낌...?
그래도 이정도면 완전히 작은 역이라고 할 수도 없는게 이미 어제 버스정류장 사이즈 역을 봤으니 이 정도면 제대로 된 역이라고 볼 수 있죠 ㅎㅎ
배를 타고 토끼섬 오쿠노시마로
역에서 약 3분? 정도 걸어가면 타다노우미항이에요.
갓길로 걸어서...
걸어서...
위의 간판이 보이면 오른쪽으로 꺾으면...!
기찻길을 건너야해요.
하지만 아까 배차간격을 봤듯이 거의 1시간에 1대 꼴의 열차라서 그냥 길 건너는 느낌으로 건너도 괜찮아요.
'토끼섬으로 향하는 관문'
뜻은 웅장한 느낌이지만, 여기서 토끼섬으로 가는 배 티켓도 팔고 기념품도 팔고 간단한 간식도 파는 그런 매장이에요 ㅎㅎ
왕복권으로 구입! 720엔!
토끼섬 내에선 먹이는 팔지 않는다고 했으니 먹이도 한 봉지! 200엔!
이렇게 왕복 티켓과 먹이까지 구입 완료!
(사실 마그넷과 다른 기념품 하나도 구입했지만... 그건 이미 제 주머니 속으로 ㅎㅎ)
타고 갈 배는 저 배인 것 같아요.
바다사나이 느낌이 느껴지는 직원 아저씨에게 표를 보여드리고 배를 탔어요 ㅎㅎ
(할아버지라고도 볼 수 있을지 모르지만, 군살없이 단단한 느낌에 피부도 짙은 갈색빛이라 건강한 느낌이라서 아저씨로... ㅎㅎ)
열차를 탈 때와 마찬가지로, 배를 타도 꼭 창 밖을 찍어둬요 ㅎㅎ
이렇게 바다를 열심히 달려서 약 10분...!
오쿠노시마에 도착했어요!
토끼섬 오쿠노시마
세상에...! 섬에 들어가자마자 곧바로 토끼가 있어요... ㅇㅅㅇ
(사실 동물을 무서워하는 1인...)
잔뜩 긴장하면서 먹이 봉투에서 조금 집어서 손에 올려서 가까이 다가가보는데...!
냠냠 잘 먹네요 ㅎㅎ
(원래 동물을 만지고 가까이하는걸 무서워해서 손에 토끼의 입과 혀?가 닿는 느낌이 꽤 힘들었어요... ㅎㅎ)
그래도 한 번 시작했으니 계속해야죠 ㅎㅎ
이번에는 풀 속에 숨어있던 까망이 토끼에게 다가가서 먹이를 줬어요.
(일본 토끼라 부를 때 일어로 해봤는데 맞는 소통 방법이었을라나요...? ㅎㅎ)
토끼섬이라는 이름과 다른 느낌을 풍기는 터널을 지나면...
한 눈에 봐도 폐허가 된 건물이 보여요.
이 섬에는 어두운 과거가 있는데... 바로 2차대전 시기에 독가스 등의 화학무기를 만들기 위해 존재했던 섬이라는 점이에요.
전쟁이 끝나고 난 이후에 독가스/최루가스 등을 다 처분하고 정화하는 과정에서 쓴 방법 등으로 섬의 생태계가 무너졌는데 1970년대에 섬 근처의 초등학교에서 사육하던 토끼 8마리를 방생한 이후로 어마한 번식력을 가진 토끼의 능력으로 2013년 기준 700마리가 넘는 토끼가 있는 섬이 되었다고 해요.
그 이후로는 토끼섬 등의 별칭으로 유명해지고, 섬 내에 큐카무라라는 리조트 호텔과 캠핑장까지 있어서 관광지가 된 곳이기도 해요.
그런 관점에서 이 섬의 먹이사슬의 정점에 있다고도 볼 수 있는 토끼들이에요... ㅎㅎ
그런 토끼들에게 관광객들이 먹이까지 알아서 가져다 바치고 있으니 토끼가 더 늘어나는건 시간 문제겠네요 ㅎㅎ
저도 먹이를 주러 왔으니까요 ㅎㅎ
'먹이가 남으면 어쩌지...'하는 걱정은 애초에 필요가 없을 정도로 토끼가 자주 보여서 이젠 걱정이 바뀌어서 '먹이가 부족하면 어쩌지...'라는 생각을 하고 있네요.
그래도 보이면 먹이는 계속 주고 있어요 ㅎㅎ
얘들도 잘 아는지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들리면 멀리서도 막 달려와요.
(반대로 생각하면 먹이 없었으면 관심도 안 줬을 것 같은 느낌...)
앉아서 먹이를 주려고 손을 내미는데 막 달려들어서 먹이를 노리고 있어요 ㅎㅎ
(진짜로 최고 포식자 느낌... ㅎㅎ)
이렇게 계속해서 조금씩 나눠주면서 섬을 돌아다녔어요.
(사진은 훨씬 많지만 토끼들은 여기까지!)
이런 식으로 섬 내에는 과거 역사의 흔적들이 보여요.
섬이 그리 높아보이진 않았으니 전망대를 올라가볼게요.
계단을 타고 천천히 올라가기 시작해요.
계단을 타고...
(계단을 타고...?)
이 날 기온이 30도를 넘는다는 것이 저에게 이런 시련을 줄 거라곤 생각도 못했네요.
무더운 날씨에 계단을 오르려니 워낙 힘이 들어요... ㅎㅎ
그래도 (중간생략)을 거쳐서 전망대에 왔어요!
히로시마현 앞바다라 부를 수 있는 이 곳에는 작은 섬이 참 많아요.
마침 구름 사이로 햇빛이 내리쬐는 멋진 모습을 보니 전망대에 올라오느라 고생한 보람이 느껴지네요 ㅎㅎ
내려가는 길은 뭔가 잘못된 느낌인데 일단 어찌저찌 잘 내려가고 있어요.
중간에 계단이 있다가 없다가 하는 느낌...
저 야자나무가 있는 곳으로 가야하니 이 쪽 길이 맞는 것 같긴 한데... 일단 계속해서 내려가요.
산길을 지나,
전망대에 올라갈 때와 마찬가지로 (중간생략)이 어느정도 들어갔지만, 어찌저찌 잘 내려왔어요 ㅎㅎ
오쿠노시마에서 목욕!
큐카무라 오쿠노시마는 리조트 호텔이라고 하는데, 찾아보니 당일입욕이 가능하대서 목욕을 할 생각이에요.
저녁에 탈 침대열차는 샤워카드를 구입하기엔 어려울 것 같고, 이미 땀은 범벅이기도 해서 지금 씻어두는게 좋을 것 같았어요.
1층 프론트에서 당일입욕을 한다고 하고 입욕비용과 수건대여료를 내고 2층으로 향했어요.
탕 자체는 대욕장 느낌 정도의 탕 하나뿐인 작은 목욕탕이지만 그래도 30도가 넘는 무더위 속에서 씻고 잠시 탕에 몸을 담그며 쉬는건 참 좋았어요 ㅎㅎ
(무엇보다 이 시간에는 사람이 없는지 혼자 이용했어서 전세탕 느낌!)
목욕을 마치면 꼭 우유 한 잔을 하는데, 오늘은 왠지 딸기우유가 땡겨서 딸기우유로 한 잔!
오쿠노시마에서 보는 일몰
목욕을 마치고 나오니 해가 지려고 하는 시간이 다가오고 있어서 하늘이 감성적인 느낌이 되어가고 있어요 ㅎㅎ
파란 하늘에 붉은 느낌이 점차 추가되는 느낌을 받으며 이 섬에서의 마지막 목적지를 향해서 걸어가요.
이런 식으로 섬 외곽 쪽도 걸어보면서,
오늘 하루 실컷 구경한 토끼들도 보면서,
어두운 역사의 단면도 지나가면,
오늘 오쿠노시마에서의 마지막 목표, 일몰구경이에요!
이 여행 당시에는 일출/일몰에 빠져있던 탓에 이 섬에서도 일출/일몰지도를 찾아가며 열심히 각도계산을 한 결과, 여기서 보면 그래도 괜찮겠다 싶어서 정한 지점인데 구름이 많은게 아쉽긴 해도 멋진 모습이네요.
중간에 얇은 구름층 사이를 지나서 한 번 더 해가 빼꼼 나왔다가,
저 너머에 있는 곳으로 들어가요... ㅎㅎ
이렇게 오쿠노시마에서의 일정은 끝!
(이제 배 시간에 맞게 엄청 뛰어가야죠 ㅎㅎ)
[이번 여행은?] ✈️ 일본종단여행
기차를 타고 일본 JR 최남단 종점역인 '마쿠라자키역'부터 일본 최북단역인 '왓카나이역'까지 종단하는 여정이었어요!
덜컹거리는 오래된 열차부터 빠르게 달리는 신칸센, 자면서 이동하는 침대열차까지 타면서 이동했어요.
📆 여행시기: 2024년 9월~10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