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폭돔으로
히로시마에서 묵은 호텔인 '호텔 마이스테이스 히로시마 평화공원'에 대한 내용은 위의 호텔기록 글을 봐주세요!
호텔 체크인을 하고 객실에 짐을 풀고 잠시 쉬다가 나머지 장소를 보러 나왔어요.
강을 사이에 두고 저 너머는 히로시마 평화공원이에요.
해가 지는 중이라서 해가 지기 전에 원폭돔을 먼저 보려고 생각해서 가는 중이에요.
저쪽에서 해가 지는 중이네요.
저 쪽 길 강가에는 벚꽃길이 길게 이어져있네요.
이 쪽도 길에 벚꽃이 줄지어 피어 있네요.
꼭 휴양지? 같은 느낌을 주는 건물과 벚꽃, 그 앞 물가에는 배도 있네요.
해가 보이질 않는 것을 보니 일몰시간이 임박한 것 같네요.
히로시마 원폭돔
히로시마에 있는 원폭돔이에요.
사진으로는 많이 봤던 것 같은데 실제로 보니 또 다른 느낌인 것 같네요.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듯 1945년에 미군은 일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각 1발씩 원자폭탄을 투하했어요.
1945년 4월 말에 히틀러가 죽고 5월에 이미 항복한 독일과 달리 아직 항복을 하지 않은 일본은 더 이상의 전쟁 속행이 불가함에도 '1억 총옥쇄'라는 이름의 일본 국민들을 갈아 넣어서라도 버티겠다는 실로 무시무시한 발상을 하며 버티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은 앞선 진주만 공습 및 이오지마 전투, 오키나와 전투 등으로 화가 단단히 나 과격한 방식을 쓰더라도 하루라도 빠르게 전쟁을 끝내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그 결과가 1945년 8월의 히로시마/나가사키의 원자폭탄 투하라고 해요.
존 키건은 저서 '2차 세계대전사'에서 당시 미국은 '굉장하고 장엄하고 뭐라고 항의할 수 없을 만큼 결정적인 방식으로 전쟁을 끝내고 싶은 유혹에 굴복하기 시작했다.'고 적었으니 미국의 당시 분위기를 조금이나마 짐작해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원폭돔 앞에 적힌 안내판에는 일본어/영어/중국어/한국어로 적힌 내용이 있으며, 간단한 내용을 담고 있어요.
일본은 미국이 투하한 원자폭탄의 피해자라는 생각이겠고, 우리는 우리대로 일본의 피해자이니 보는 사람들의 관점에 따라서는 위의 내용이 마음에 들지 않을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사람마다 의견이 참 다르기에 개인적인 의견을 배제하고 내용만을 객관적으로 보자면, 저 내용에는 '일본이 일으킨 전쟁'에 대한 내용은 정말 눈 씻고 찾아보기가 힘들다고 할 수 있을 만큼 아얘 없다는 점이에요. 단순히 원래 누가 건축을 했고 어떤 건물이었으며 1945년 8월 6일 오전 8시 15분 미군의 B-29 폭격기가 원폭을 투하하여서 어떤 피해가 났고 그 이후로 보존에 대한 내용과 마지막으로는 세계유산에 등록된 내용을 끝으로 간단하게 적혀있어요.
우리 주변 사람들조차도 본인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으려고 하는 경우가 참 많고 또 스스로 잘못을 인정한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도 나름은 알고 있지만 적어도 진정으로 저 안내판에 적힌 '핵무기의 근절과 세계 영구평화의 소중함'을 호소하려면 '핵무기의 참화'도 중요하지만 핵무기 투하의 원인이 된 '제2차 세계 대전'이라는 전쟁에 대해 일본이 어떤 역할을 했고 또 그게 어떤 영향을 주어서 결과적으로 '핵무기 투하'가 이루어졌는지를 설명하며 '핵무기의 근절과 세계 영구평화의 소중함'을 위하려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 중요한지 정도는 적어줬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았어요.
우리 모두가 스스로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숨기고 무시하기만 하는 세상이라면 누가 서로를 신뢰하고 협력할까요. 제 짧은 생각으로는 진정한 세계 평화를 위해서는 서로의 신뢰와 협력이 그 무엇보다도 소중하고 그것을 위해서는 서로 잘못한 것은 인정하고 앞으로 나아가려는 자세가 참 중요할 텐데 말이죠.
해가 지면서 문득 생각했던 것이지만, 시간만 잘 맞으면 노을이 진 모습을 배경으로 원폭돔을 찍으면 나름의 강렬한 사진이 나오지 않을까 하면서 돌아보는데 이미 그런 생각을 했던 사람이 꽤 있는지 그 구도에 맞는 장소에는 좋은 카메라를 세팅해둔 사람들이 몇 있었어요.
여담이지만, 1945년 8월 6일에 히로시마, 1945년 8월 9일에 나가사키에 떨어진 원폭이 만약 일본이 그 이후에도 계속 항복을 하지 않았더라면 8월 19일에 세 번째 투하가 이루어질 뻔 했다고 해요.
당시 미국의 3번째 원폭 투하 후보지로는 기타큐슈에 위치한 '고쿠라시' 또는 '도쿄시' 였는데 실제로 투하가 이뤄졌다면 어디에 투하를 했을지는 모르겠지만 8월 15일에 일본이 항복을 함에 따라 3번째 투하는 페이퍼 플랜으로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되었어요.
비록 2번의 원폭을 맞긴 했지만 최악보다는 차악이라고 8월 15일에라도 항복을 한 것이 그나마 다행이라면 다행인 듯 하네요.
위에 적었던 정치적인 그리고 국제적인 사안에 대해서와는 별개로 폭탄 한 발에 수 만에서 십 수 만 명이 죽는 것은 정말 무시무시한 일이라고 생각하고 또 한 순간에 죽은 사람들에 대해서는 안타까움도 있어요. 사실 원폭 투하에서 그라운드 제로(폭심지, 폭탄이 직격하는 위치)에서 바로 죽는 경우가 그나마 편하게 죽은 것이라고 할 정도로 거리가 애매한 곳에 있던 경우엔 죽는 것보다 더 큰 고통을 느끼다가 죽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생각하면 '죽는 게 낫다'는 소리가 어떤 소리인지 간접적으로나마 느껴지는 것 같아서 무서운 느낌도 들어요.
정확한 통계가 잘 없지만 대략적인 통계를 보면 히로시마 원폭 투하 사망자가 약 14만 명, 나가사키 원폭 투하 사망자가 약 7만 명인데 사실 감이 잘 오지 않는 숫자에요. 돈을 세는 단위도 아니고 단순히 경기장에 모인 사람을 세는 수도 아닌데 사망자로 그러한 숫자를 보는 게 전쟁 말고는 쉽게 있기 힘든 일일 테니까요.
어떤 나라, 어떤 지역의 사람들이 죽었느냐보다도 정말 전쟁이라는 것이 가져오는 피해는 어마어마하고 그렇기에 어떠한 이유로도 전쟁을 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하는 입장이에요. 위에서 적었던 글을 다시 한번 적으며 이번 장소는 마무리하고 다음 장소로 향해봅니다.
우리 모두가 스스로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숨기고 무시하기만 하는 세상이라면 누가 서로를 신뢰하고 협력할까요? 진정한 세계 평화를 위해서는 서로의 신뢰와 협력이 그 무엇보다도 소중하고 그것을 위해서는 서로 잘못한 것은 인정하고 앞으로 나아가려는 자세가 참 중요할 텐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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