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시간이 많이 남았지만, 또 한 번의 여행을 준비하면서 이런저런 정보를 찾아보는 중에 일본 전국의 JR 노선을 이용할 수 있는 JR패스(재팬 레일 패스)의 개편 소식을 접했습니다.
당장 바로 개편하는 것은 아니고 2023년 10월 경부터 개정된다고 하는데, 내용 중 요금이 대폭 인상된다는 점이 큰 변경사항이라 정리해 보았습니다.
문서: 재팬 레일 패스의 상품 내용 확충 및 가격 개정 등에 대해서
JR그룹에서 4월 14일에 발표한 '재팬 레일 패스의 상품 내용 확충 및 가격 개정에 대해서'라는 내용의 문서를 원본 및 제가 셀프로 번역한 내용으로 시작해 봅니다.
큰 변경점으로는 두 가지인데, 하나는 'JR패스'로 전용 티켓을 구입하는 경우에 그동안 탈 수 없던 신칸센 '노조미' 및 '미즈호'를 탈 수 있다는 점입니다.
또 하나는 요금 개정인데, 이 요금 개정이 생각 이상으로 대폭 인상이라는 점에서 앞으로 JR패스를 이용하기 쉽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정확히는 JR패스를 이용해서 가성비를 이뤄내기가 많이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JR패스 변경사항
이전까지는 JR패스로는 신칸센 등급 중 '노조미' 및 '미즈호'를 탈 수 없었지만, 개정 이후로는 전용 티켓을 추가로 구입하면 JR패스 이용자도 '노조미' 및 '미즈호'를 탈 수 있다고 합니다.
JR패스 요금 개정
패스구분 | 권종(기간) | 개정 전 | 개정 후 | |
해외 대리점 구입 | WEB / 일본 내 구입 | |||
보통권(일반실권) (성인) |
7일권 | 29,650엔 | 33,610엔 | 50,000엔 |
14일권 | 47,250엔 | 52,960엔 | 80,000엔 | |
21일권 | 60,450엔 | 66,200엔 | 100,000엔 | |
그린샤권 (성인) |
7일권 | 39,600엔 | 44,810엔 | 70,000엔 |
14일권 | 64,120엔 | 72,310엔 | 110,000엔 | |
21일권 | 83,390엔 | 91,670엔 | 140,000엔 |
아마 제일 크게 체감될 것이 요금인데, 기존의 해외 대리점(와그, 마이리얼트립 등 일본 국외에서 미리 구입하는 경우)과 웹/일본 국내 구입 가격이 달랐던 것에서 통합 가격으로 바뀌고 금액 또한 대폭 인상됩니다.
조금 더 정확한 비교를 위해 기존 요금 대비 인상 금액 및 인상률을 표로 만들어 보았는데 다음과 같습니다.
패스구분 | 권종(기간) | 해외 대리점 구입 대비 | WEB / 일본 내 구입 대비 |
보통권(일반실권) (성인) |
7일권 | 20,350엔(68.6%) 인상 | 16,390엔(48.8%) 인상 |
14일권 | 32,750엔(67.3%) 인상 | 27,040엔(51.1%) 인상 | |
21일권 | 39,550엔(65.4%) 인상 | 33,800엔(51.1%) 인상 | |
그린샤권 (성인) |
7일권 | 30,400엔(76.8%) 인상 | 25,910엔(56.2%) 인상 |
14일권 | 45,880엔(71.6%) 인상 | 37,690엔(52.1%) 인상 | |
21일권 | 56,610엔(67.9%) 인상 | 48,330엔(52.7%) 인상 |
보통권/그린샤권 모두 해외 대리점에서 구입했을 때와 비교하면 65~75% 정도의 인상률을 보이고, 웹이나 일본 국내 구입했을 때와 비교하면 50% 안팎의 인상률을 보이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아무래도 개정된다는 2023년 10월 이후로는 어지간한 여행 스타일로는 JR패스로 가성비를 이뤄내기가 어려울 것 같습니다.
간단히 예시를 들기 위해 주요 노선의 신칸센 요금을 나열해 보면,
- 도쿄 ↔ 신오사카 : 편도 14,520엔(소요시간 약 2시간 30분) (제일 빠른 노조미 기준입니다)
- 신오사카 ↔ 하카타(후쿠오카) : 편도 15,820엔(소요시간 약 2시간 30분) (제일 빠른 노조미 기준입니다)
- 도쿄 ↔ 하카타(후쿠오카) : 편도 23,610엔(소요시간 약 5시간) (노조미의 경우를 적었는데 기존 JR패스 이용자가 타는 사쿠라 등급 기준으로는 환승이 1회 필요합니다.)
- 하카타(후쿠오카) ↔ 가고시마추오 : 편도 10,440엔(소요시간 약 1시간 20분)
- 도쿄 ↔ 신하코다테호쿠토(홋카이도 신칸센 끝) : 편도 23,430엔(소요시간 약 4시간)
큐슈 내에서 이동할 경우에는 큐슈레일패스를, 서일본(간사이/주고쿠 등) 지역 내에서 이동할 경우에는 JR서일본 패스를 이용하는 등 각 지역 패스를 이용할테니 JR패스를 이용하는 사람은 큐슈에서 간사이까지라던가 큐슈에서 도호쿠까지, 도쿄에서 홋카이도 등 넓은 거리를 여행하는 경우에 사용할테니 여러 도시를 넘어가는 경우로 고려해본다고 해도,
- 큐슈 남단인 가고시마추오역에서 도쿄역까지 편도 31,080엔에 6시간 30분 정도(노조미 기준)
- 가고시마추오역에서 홋카이도 신칸센의 마지막 역인 신하코다테호쿠토역까지는 편도 49,780엔에 11시간 20분 정도(노조미/미즈호 이용할 경우)
위와 같이 보면 개정 후 7일권 요금인 50,000엔을 보면 신칸센만 11시간 정도 탔을 경우(환승시간 제외)에 패스 요금 정도를 쓰는 것이고, 만약 가고시마에서 하코다테를 왕복을 한다면 신칸센만 22시간은 타는 것이고 그 정도 탔을 때 패스 요금의 2배 정도를 탔으니 그래도 가성비라 부를 수 있는 정도가 됩니다.
패스의 가성비라는 게 사람마다 기준이 달라서 패스 요금만 넘게 사용해도 가성비라는 분도 있고, 패스 요금의 2배는 써야 한다, 3배는 써야 한다 등 기준이 다양하겠지만 일단 2배 정도를 기준으로 보면 7일권을 사서 기차만 꼬박 하루의 시간을 타야 패스가 가성비가 있어진다는 점을 보면 어지간히 하드한 여행 계획이 아닌 이상 JR패스를 가성비로 이용하기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뭐... 우리나라 사람들의 여행 스타일이 어떠한지 잘 모르겠지만 저렇게 지역 단위로 넘어가는 정도의 코스를 짜는 경우가 그렇게 많지는 않을 것 같기에 어찌 보면 타격이 크지 않을 수도 있다는 생각도 잠깐 해봅니다.
생각해 보면 JR패스의 요금 인상보다도 더 우려되는 건 JR패스를 시작으로 각 지역의 JR(JR동일본, JR서일본, JR큐슈 등)이 발매하는 패스의 가격도 순차적으로 인상될 것이라는 게 어찌 보면 당연한 수순이 될 것 같아서 그 점이 더 우려되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