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쯤부터였을까요.
일몰과 일출을 보는 것이 여행에서의 중요한 일정 중 하나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작년 하반기부터 최근까지 6번 정도의 일출 관람을 시도하면서 제가 몸으로, 경험으로 깨달은 내용들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그래서 이름도 '일출을 관람하려는 사람들을 위한 안내서'입니다.
사진에도 기상학이나 지구과학에도 전문가는 아니지만 일출을 보는 게 좋아서 나름대로 생각해 보고 시행착오를 겪은 내용이니 참고가 되실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STEP 1. 날짜와 장소 정하기(날씨 확인은 필수!)
가고자 하는 장소가 있는 경우를 제외하면 먼저 일출을 보러 갈 날짜와 장소부터 정해야 합니다.
원하는 지역을 기준으로 ㅇㅇ(지역명) 일출명소와 같은 식으로 검색하거나 지도상에서 일출을 보기 괜찮아 보이는 곳을 찾아봅니다.
날씨도 맑아야 일출을 보기에 좋을 테니 가능하면 가려고 하는 날짜와 최대한 가까운 시점에 일기예보를 확인해 줍니다. 일기예보 특성상 가까운 날짜일수록 정확도가 높아지니까요.
STEP 2. 일출 시간과 위치 확인하기
해월정 게시글에서도 적었었지만 일출과 일몰 시간을 확인하는 방법이야 핸드폰에 있는 날씨앱에서도, 네이버날씨 등 날씨 관련된 서비스라면 확인하는 건 무리가 없지만 장소에 따른 정확한 시간과 장소를 보고자 한다면 아래의 웹사이트를 추천합니다.
저도 작년부터 일출과 일몰을 보려고 할 때는 참고하는 사이트입니다.
이동하면서 확인한다면 스마트폰으로 확인할 것이라 생각하니 스마트폰 기준으로 보면, 위와 같습니다.
먼저 장소를 원하는 곳으로 찍으면 일출과 일몰 시간이 나오고 방향이 보입니다. 오른쪽 아래로 향하는 직선은 일출, 왼쪽 아래로 향하는 직선은 일몰 방향입니다.
STEP 3. 이동 시간 고려하여 출발시간 정하기
일출을 보려는 장소에서 가깝다면 괜찮겠지만 거리가 멀면 멀수록 여유를 두고 움직이는 것이 좋습니다.
최근의 일로 일몰을 구경하려고 부산의 송정해수욕장에서 다대포해수욕장까지 가는 길에 차가 막혀 30분 정도 늦어지는 바람에 결국 해가 지는 것은 보지 못한 아쉬운 일이 있었습니다.
아래의 팁에도 적었지만 하늘이 붉어지는 노을은 일출시간 30분 정도 전부터 시작되는 편이라 너무 춥거나 여유가 없는 게 아니라면 일출시간 20분 정도 앞두고 도착하여 붉은 하늘도 같이 감상하면 좋습니다.
TIP. 노을은 일출시간 30분 전부터 시작!
하늘이 붉어지는 노을은 일반적으로 일출시간에서 30분 정도 전부터 시작됩니다.
항상 20분에서 15분 정도 전에 도착했기에 20분 넘게 여유를 두고 도착한 적이 잘 없는데, 맨 위의 후쿠오카 일출을 보면 일출시간 23분 전의 하늘의 모습은 엄청 붉습니다.
일출시간에 가까워지면서 붉은 기운이 약해졌다가 태양이 뜨면서 붉은빛이 다시 강해지는 느낌이 보입니다.
TIP. 시기(계절)에 따라 일출 위치가 확연히 다르다
위의 사진을 보면 시기마다 일출과 일몰 위치가 바뀌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위의 사진에서 기준으로 잡은 곳은 일본 가고시마의 시로야마공원 전망대입니다. 주변 지형 덕분에 알기 쉽게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아서 해당 장소를 기준으로 잡았습니다.
태양 황경의 변화 때문인데, 24절기 중 하지인 6월 21일~22일 경에 지도 기준으로 제일 북쪽에서 뜨고 점차 남쪽으로 뜨는 방향이 내려오다가 동지인 12월 21일~22일 경에 제일 남쪽에서 뜬 이후 다시 점차 북쪽으로 뜨는 방향이 올라갑니다.
3월 21일 경의 춘분과 9월 23일 경의 추분에는 태양 황경이 각각 0도와 180도가 되어 일출과 일몰이 정동(정확하게 동쪽)과 정서(정확하게 서쪽) 방향을 가리켜 일직선 상으로 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러한 내용은 몰라도 괜찮지만 일출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더 좋은 일출을 보려고 하는 분들에겐 소소하지만 유익한 정보가 되리라고 생각합니다.
TIP. 바다일출은 구름을 고려해야...
바다에서 뜨는 일출을 볼 때 날씨나 기온 같은 미리 알 수 있는 정보를 제외하면 제일 큰 변수는 구름입니다.
기대를 가지고 일출을 보러 갔더니 구름이 크게 끼어있어 일출을 보기 힘들어지거나 일출시간보다 더 기다려야 하는 경우도 있죠.
저는 아직까지는 일출시간에 딱 맞게 수평선에서 태양이 뜨는 것을 보진 못했습니다.
대부분의 경우 일출시간에서 5분에서 10분 정도는 지나야 태양이 뜨는 것을 관람할 수 있었습니다.
사례 1. 부산 해운대 해월정 : 구름 때문에 일출시간보다 5분 늦어짐
부산 해운대의 해월정 2층에 올라가 관람한 일출입니다.
그래도 다른 일출 관람에 비해서는 좋았던 상황이었습니다.
일출시간에서 3분 정도 지난 시점에 태양이 올라오는 빛이 보이고 일출시간에서 5분 정도 지난 시점에 태양이 뜨기 시작했습니다.
사례 2. 속초 영금정 : 구름 때문에 일출시간보다 9~10분 늦어짐
속초 영금정에서 관람한 일출은 쉽지 않은 일출이었습니다.
구름도 생각보다 두껍께 깔려있어서 일출시간에서 10분 정도는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실제로 일출시간에서 9~10분 정도 지나고 태양이 뜨는 게 보였습니다.
거기서 끝이 아니라 그 위로도 구름이 몇 겹이 있어서 뜨고 1분 정도만에 구름 뒤로 가려졌다가 또 잠시 있다가 뜨는 등의 연속이었습니다.
구름이 두껍께 깔리는 것도 일출을 보기 어렵게 하는 요소지만 구름이 여러 층으로 깔리는 경우에도 일출을 보기 어렵게 하는 요소입니다.
참고로 위의 사진처럼(일출모습은 빼고 봐주세요) 영금정 아래 정자로 가는 길에서 영금정 아래 정자 쪽으로 뜨는 일출을 보고 싶다면 3월 초에서 3월 중순, 9월 말에서 10월 초 정도에 가능할 것 같습니다.
사례 3. 속초해수욕장 : 구름 때문에 일출 관람 포기
일출 관람에 대한 사례로 올리는 내용 중 유일하게 일출 관람을 포기한 사례인 속초해수욕입니다.
사진을 보면 배경에 한가득한 구름이 보여 10~20분 정도 기다리는 것으로는 희망이 없겠다는 판단이 들어 일출시간 정시가 된 시점에 자리를 떴습니다.
당일에 날이 급격히 추워졌던 것에 비해 복장이 얇기도 해서 오랜 시간 기다리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판단도 있었습니다.
저렇게 구름이 짙고 방대한 규모로 펼쳐져 있으면 멋있기는 멋있지만 일출을 볼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생각합니다.
TIP. 지형도 고려해야...
바다를 향해서 보는 일출이라면 구름을 고려해야 하지만 산 또는 섬을 향해서 보는 일출 등 지형을 고려해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아래의 사례처럼 5분에서 10분 정도 늦어지는 경우도 있고 그보다 짧을 수도 길 수도 있습니다.
사례 1. 일본 가고시마 시로야마공원 전망대 : 사쿠라지마로 인해 일출시간보다 8분 정도 늦어짐
작년 11월 일본 가고시마의 시로야마공원 전망대에서 본 일출입니다. 시로야마공원 전망대는 가고시마의 명물인 사쿠라지마와 가고시마 시내가 한 눈에 보이는 곳으로 유명한 장소입니다.
일출지도에 표시된 일출시간에서 6분 정도 지난 시점에 태양이 올라오는 것이 보이고 8분 정도 지난 시점에 태양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사쿠라지마 중앙 부분에서 태양이 뜨는 일출을 보고 싶다면 2월 말에서 3월 초, 10월 초에서 10월 중순 정도에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일출시간 및 위치 지도로 확인했습니다)
사례 2. 일본 후쿠오카 아타고신사 : 산으로 인해 일출시간보다 5분 정도 늦어짐
마찬가지로 작년 11월에 일본 후쿠오카의 아타고신사로 가서 일출을 본 경우입니다.
하지 전후인 6~7월 경에 방문했다면 후쿠오카 타워 근처에서 뜨는 일출을 볼 수 있겠지만 아쉽게도 11월이라 후쿠오카 타워에서는 조금 거리가 있는 위치에서 일출이 보입니다.
일출 23분 전에 찍은 사진에서 보듯 매우 붉은 하늘을 볼 수 있습니다.
그 이후로는 점점 붉은 기운이 사라지다가 일출시간 5분 후부터 태양이 뜨는 게 보이더니 약 15분 후인 일출시간 21분 후에는 완전히 태양이 떴습니다.
사례 3. 일본 고베 메리켄 공원 BE KOBE : 지형으로 일출시간보다 6분 정도 늦어짐
작년 12월 간사이여행을 갔을 때 고베 메리켄공원에 방문하여 일출을 관람하였습니다.
일출시간에서 6분 정도 지난 시간에 태양이 뜨는 모습이 보이기 시작해 일출시간에서 10~15분 지난 시점에 보이고 그 이후에 사진에서 보시다시피 그 위에 있는 구름에 가려졌습니다.
고베 메리켄공원의 경우 대략 11월부터 1월 정도까지만 바다 쪽에서 뜨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12월에 방문했는데도 BE KOBE 조형물에서 꽤 각도가 꺾인 느낌입니다. 동지인 12월 21~22일에 가까운 시점이라면 조금 더 가까운 쪽에서의 일출을 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TIP. 일출 사진을 찍을 때에는 태양에 초점을 맞추는 것도 하나의 방법!(밝기 조절을 위해서)
최근 스마트폰의 성능이 좋아서 아무렇게 찍어도 잘 찍히는 편이지만 가끔은 이리저리 만져보고 싶기도 합니다.
일출을 찍을 때 스마트폰 촬영 화면에서 태양을 터치해서 태양에 초점을 잡아주면 밝기가 태양을 기준으로 조정됩니다.
태양을 기준으로 하는 것이니 밝기(조도)가 낮아지는 것이라 주변 배경들은 어두워지지만 태양이 조금 더 원래의 모습처럼 보이게 하기도 합니다.
경우에 따라서 자동초점과 태양초점을 맞춰보며 더 좋은 사진을 얻어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여담. 일출도 좋지만 일몰도 좋아요!
일출의 가장 큰 단점은 일찍 일어나야 한다는 점입니다.
겨울에는 한국 기준으로 오전 7시 30분 전후로 일출 관람이 가능하지만, 여름에는 오전 5시쯤에 일출 관람이 가능합니다.
일어나자마자 볼 수 있는 환경이면 좋지만 준비하고 이동이 필요한 경우에는 더 일찍 일어나야 합니다.
대충 옷 입고 주섬주섬 나가서 걸어서 10분 정도라면 30분에서 1시간만 일찍 일어나도 괜찮지만 더 긴 시간이 필요한 경우도 있습니다.
30분에서 1시간 일찍 일어나고 일출시간에서 20분 정도 일찍 도착하려면 여름에는 오전 4시 전에 일어나야 하는 경우도 생깁니다.
그런 점에서 일출 관람은 부지런한 사람의 혜택이 아닐까 싶습니다.
반면 일몰 노을과 일몰 관람은 시간만 잘 맞춘다면 일찍 일어날 이유는 없다는 점에서 훨씬 관람하기 편한 면이 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일몰 관람을 이리저리 하다가 어쩌다 보니 일출 관람도 하게 된 것이라 일몰도 일출도 좋습니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게 힘든 사람이라면 일몰 관람은 어떠신가요?